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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마스크드 - CSI 폴 홀스의 연쇄살인마 추적노트

황소자리(Taurus)

폴 홀스 (지은이), 고현석 (옮긴이)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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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2022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22 아마존닷컴 올해의 책!

악의 내면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는 일은 위험하다. 오죽하면 “너무 오래 악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이여, 그 악이 당신을 들여다보지 않게 조심하라”고 니체가 경고했을까. 그걸 잘 알면서도 기꺼이 선을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 폴 홀스가 그랬다.

“혹독한 대가가 따랐다,
그걸 알지만 나는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최소 13명을 살해하고, 50명을 강간하고, 100건 넘는 강도 및 절도를 범한 희대의 악마를 무려 24년간 추적하는 동안 폴 홀스는 첫 아내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아빠로서 네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주지 못했다. 머릿속 한쪽에 차곡차곡 쌓아둔 슬픔 상자가 차고 넘쳐서 밤이면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다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병을 얻었다. 혹독한 대가를 견디기 힘들어 몇 번이나 미제사건 해결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눈앞에 떠오르는 건 살해당한 피해자 가족들의 슬픈 얼굴이었다. 열일곱 살 칼라 워커가 성폭행당한 후 살해돼 들판의 배수로에 버려졌을 때 남동생 짐 워커는 열두 살 아이였다. 45년이 지난 일이지만 짐은 바로 엊그제 누이를 잃은 사람의 표정으로 그때 일을 홀스에게 들려주었다. 열여덟 살에 운전면허증을 따자마자 짐은 차를 몰고 누나가 흙범벅이 된 시신으로 버려졌던 배수로 근처로 달려갔다. 그곳에 누워 밤을 지새우며 목 졸려 죽어가던 누이의 심경이 어떠했을지 눈물로 떠올렸다. 50대 후반에 이른 지금도 밤이 되면 그곳을 서성이며 범인이 단 한 번만이라도 현장에 나타나기를 기도한다고 그는 말했다. 사랑하는 딸이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 후 가족의 삶은 예전과 같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딸을 그 지경으로 만든 살인자가 누구인지 평생 찾아 헤매다 세상을 떴다. 모든 미제 살인사건에 동반되는 부수적 피해는 이처럼 너무도 크고 중하다.

살 떨리는 범죄 다큐멘터리,
혹은 CSI 슈퍼스타 수사관의 가슴 서늘한 고백!

폴 홀스는 미국의 범죄과학수사관이다. ‘골든 스테이트 킬러GSK’라 불리던 연쇄살인범을 24년간 추적해 마침내 검거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을 해결한 인물로 우리에게도 알려졌다. 정밀한 과학분석력과 현장 프로파일링 능력, 동물적 직관까지 겸비한 홀스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련의 강력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일찌감치 CIS 스타 수사관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 책 《언마스크드UNMASKED》는 숨 가쁘게 이어진 폴 홀스의 27년 과학수사관 여정을 들려주는 책이다. GSK를 검거하기까지 홀스가 치러낸 분투와 좌절, 열한 살 때 납치돼 성노예로 살다가 범인과 사이에서 낳은 두 딸과 함께 18년 만에 구출된 제이시 더거드 사건·만삭의 아내와 아들을 죽인 후 바다에 유기한 피터슨 사건처럼 소름 끼치는 강력범죄 해결 과정, 그리고 지금껏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홀스의 내밀한 개인사가 날실과 씨실처럼 절묘하게 맞물린 이야기는 때로 서늘한 연민과 감동으로, 때로 범죄 느와르를 보는 듯한 오싹함으로 독자를 유인한다.

CSI 요원이 되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EAR”의 범죄 파일을 열었다

1990년 봄이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생화학을 공부하던 폴 홀스는 교내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장을 기웃거리다 캘리포니아 범죄과학연구소 부스로 빨리듯 들어갔다. 과학수사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몰랐지만, 자신의 전공을 살려 나쁜 놈 잡는 일을 하고 싶었다. 대학 취업지원센터로 가서 관련 채용 정보를 찾아보니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보안관청에서 독성분석 요원을 채용하고 있었다. 곧장 지원했고 그해 가을 과학수사연구소에 취직한 그는 3년 뒤 선망하던 과학수사관 자리를 꿰찼다. 진짜 CSI 요원이 된 것이다.

1994년 10월, 폴 홀스의 인생에 커다란 변곡점이 찾아왔다. 범죄 도서실 구석에 놓인 파일캐비닛에서 “EAR”이라는 빨간색 글자가 적힌 폴더를 발견했다. 동부 지역 강간범.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캘리포니아 북동부에서 50여 차례 강도·강간범죄가 일어났지만 끝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미제사건 관련 파일이었다. 어떻게 이런 범행이 미제사건으로 남을 수 있지? 그때만 해도 홀스는 알지 못했다. 이 희대의 악마를 추적하는 데 자신의 수사관 경력을 통째 쏟아붓게 될 줄은….

EAR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기묘한 범죄 행위들이 눈에 밟혔지만, 그가 일하는 콘트라코스타 카운티는 미국에서도 강력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범죄현장에 나가 증거를 채취하고 연구소로 돌아와 분석하느라 녹초가 됐다. 도처에 피와 죽음이 있었다. 늘 다니던 길가에서 강간당하고 살해된 후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10대 소녀 리자 노렐과 신시아 왝스먼, 수억 원짜리 양탄자 위에서 몽둥이로 곤죽이 되도록 맞아 죽은 후 온몸에 구더기가 들끓는 상태로 발견된 은행 가문의 후손 에먼 보드피시, 이른 아침 집 근처 산책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가정주부 아미다 윌치, 바람난 남편 손에 살해돼 샌프란시스코 만에 유기된 만삭의 여성 레이시 피터슨과 태중에서 죽음을 맞은 아들 코너 피터슨….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강력사건들을 해결하면서 홀스는 어느새 미 CSI를 대표하는 스타 수사관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악한들을 하나씩 잡아들일 때마다 스키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 채 한밤중 남의 침실에 숨어들어 온갖 변태적 가학 행위를 일삼던 EAR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놈을 잡지 않고는 맘 편히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놈은 평화로운 일상 속으로 숨어들어
선량한 시민을 연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게 조사를 재개했다. 오래전에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퇴근한 밤이나 주말에 도서실에 틀어박혀 파일들을 찾아 읽고,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분석해 EAR의 DNA 프로파일을 만들었을 무렵, 어떤 촉이 발동했다. 혹시 1979년 여름 캘리포니아 북동부에서 자취를 감춘 EAR과, 1979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캘리포니아 남부를 누비며 수십 건의 강간과 살인을 자행한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ONS가 같은 놈은 아니었을까? 다행히 홀스는 과학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었다.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DNA 분석기술을 적용해 분석한 끝에 홀스는 EAR과 ONS가 동일인임을 밝혀냈다. 이제 미국 최악의 연쇄살인마는 골든 스테이트 킬러GSK(골든 스테이트는 캘리포니아 주의 별칭이다)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2001년, 수사권은 오렌지 카운티로 넘어갔고 범인도 곧 잡힐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도 범인이 검거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2009년, 콘트라코스타 범죄과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홀스는 이 사건에 다시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치밀하고 교활한 악마가 지금쯤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자기 집 정원을 손질하고 주말 예배에 참석해 찬송가를 부르는 노신사 행세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듯 분노가 치밀었다. 이제 GSK 추적은 홀스의 남은 수사관 인생을 통째로 거는 문제가 됐다.

“당신은 지금 많이 아파요. 여기서 멈춰야만 해요.”

하지만…, 그렇듯 집요하게 악마들을 추적해온 홀스의 내면은 점점 황폐해지고 있었다. 첫 아내와 헤어진 후 직장 후배로 만난 두 번째 아내 셰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은 지금 심각한 병을 앓고 있어요. 여기서 멈춰야 해요.” 치료사 역시 말했다. “끔찍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당신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치유되기 힘든 상처를 한 번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탓에 지금 당신의 내면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위험해요.”
오래도록 쌓여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감정적 트라우마를 봉인하기 위해 밤이면 홀로 버번을 마셨지만, 이제 알코올이라는 반창고의 효험도 다한 것 같았다.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나 기절하고 발작을 일으키는 밤이 늘었지만 달리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지 그는 알지 못했다. 자기 내면과 주변을 돌보지 않은 채 미제·강력사건에만 매달려온 대가는 가혹했다.

책의 후반부에는 공소시효 만료된 살인사건 수사 문제로 상사들과 충돌하고 숱한 실패에 지쳐 가던 홀스가 미셸 맥나마라라는 미제사건 전문 기자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남몰래 GSK를 뒤쫓던 극소수 형사와 과학수사관들을 소개받아 협업하며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이 숨 가쁘게 질주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펼쳐진다. 여기에 21세기 인터넷 시대 만개와 함께 등장한 족보 사이트 및 유전자 분석 사이트들의 남다른 효용성 역시 예상치 못했던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은퇴를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전직 경찰 조지프 디앤젤로를 범인으로 특정하는 데 이르기까지, 자칫 미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일로 남은 뻔한 미제사건이 40여 년 만에 해결되는 과정은 그 어떤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극적이다.

“나의 마지막 과업,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 및 회복을 지원하는 일!”

이 책 《언마스크드UNMASKED》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TV와 신문에서는 경쟁적으로 폴 홀스를 인터뷰했다. 한때 심각한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을 앓던 홀스는 이제 카메라 앞에 앉아 비교적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퇴직 후 그는 TV쇼 ‘폴 홀스의 DNA와 살인 이야기DNA of Murder with Paul Holes’ 등을 운영하며 강력사건 수사를 후방에서 지원한다. 나아가 필생의 과업으로 삼은 일, 강력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치유 및 일상회복을 지원하는 사업을 지속하면서 생애 가장 바쁘고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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